[좋은만남] 대전과학고, 대한민국 1% 공부의 신

대전과학고 2학년 박준태

이세근 | 기사입력 2009/04/03 [15:18]

[좋은만남] 대전과학고, 대한민국 1% 공부의 신

대전과학고 2학년 박준태

이세근 | 입력 : 2009/04/03 [15:18]
▲    박준태군과 어머니 김임용씨


[참교육시신문 이세근 기자] 과학고에 입학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은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다.

 

대전 과학고 2학년인 박준태군은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으로 영재성을 인정받아 과학고에 입학했다. 한 번 수상하기도 어렵다는 전국 올림피아드 소상실적만 8회. 2007년엔 대만에서 개최된 국제중등과학올림피아드(ijso)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작년에는 물리올림피아드와 화학올림피아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일궈냈다. 박 군의 공부법을 알아보자.

사물에 대한 남다른 관찰력

전국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만 8회

단기 목표를 잡고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 슬럼프도 극복 

준태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영재로서의 자질이 엿보였다. 특히 사물에 대한 관찰 능력이 남달랐다. 서너 살 무렵,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던 준태는 바퀴만 보고도 어떤 종류의 자동차인지 척척 알아냈다. 발밑에 곤충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집에 돌아와 도화지에 곤충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초등학교에 가기 전 준태가 그린 곤충 그림만 해도 곤충도감을 한 권 만들고도 남을 정도다.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여느 아이 같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쥐어주면 녹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스크림은 왜 가장자리부터 녹지?” 하고 궁금해 했다.

과학적 호기심을 보이는 것에서 벗어나 체계적 과학 지식을 쌓게 된 것은 준태의 과학적 자질을 간파한 엄마 김임용씨는 유치원때 일주일에 한 번씩 과학실험에 관심이 많은 몇몇 아이들을 모아 과학 실험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였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와이즈만’ 실험탐구 프로그램으로 바꿔 전문 과학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TV에 나오는 과학 프로그램도 빠짐없이 챙겨보고 내용에 대해 가족 토론도 벌였다.

준태는 각종 과학 대회에 참여하면서 과학적 재능이 도드라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로봇 그림대회에서 금상 수상, 자연관찰 대회에서 금상, 한국학생과학탐구올림픽전국대회 은상, 대전학생과학탐구올림픽대회 금상, 창의력대회 은상 등의 수상 실적은 초등학교 때 준태의 과학 실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슬럼프, 올림피아드 도전으로 극복

올림피아드를 처음 준비한 것은 과학이 아니라 수학이었다. 어은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수학올림피아드(kmo)를 대비했다. 결과는 동상. 첫 출발이 좋았다. 이를 계기로 화학올림피아드에 도전했는데 이번에도 장려상을 수상하게 된다. 올림피아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1학기 초 영재학교 입시에 실패를 겪고는 이를 올림피아드에 응시하는 것으로 극복하자고 했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니 시험 실패로 인한 방황은 쉽게 끝이 났다. 준태는 3학년 여름부터 물리, 화학, 수학 등 올림피아드 전 영역을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준태는 올림피아드 준비를 하면서 자기만의 공부법을 찾았다. 평소 호기심이 많고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편. 책을 찾아보든 선생님의 도움을 받든 즉시 해결하는 것이 준태의 공부 원칙이다. 포스트 잇을 가지고 다니며 평상시 궁금했던 것을 적어 놓고 물어볼 상대가 생기면 한꺼번에 해결하는 습관도 있다. 준태는 학원과 학교에서 ‘질문 많은 아이’로 통한다. 어떤 경우라도 모호한 것은 질색이란다.

준태만의 공부법은 또 있다. 반드시 외워야 할 것은 포스트잇에 따로 정리하고 자주 보는 교재에 붙여 둔다. 정리한 것은 책을 펴기 전에 반드시 훑어봄으로써 자연스럽게 외워지도록 한다. 반복학습을 통해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시켰다고 생각되면 요점 정리한 포스트잇을 떼버린다. 정리한 것이 아까워 계속 붙여놓고 있다간 내용을 숙지하려는 노력을 게일리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배운 지식을 정리하는 습관도 독특하다. 학원 수업 후나 뭔가를 열심히 공부하고 난 다음엔 5분 정도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곤 하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곱씹어봄으로써 반복 학습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능통’해진 준태는 중3 여름부터 응시한 올림피아드 시험에서 줄줄이 수상을 하게 된다. 올림피아드 영역별로 물리 금상, 화학 금상, 수학 은상, 생물 장려상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성적이었다. 

영재교육원 통해 과학 지식 토대 쌓기

준태는 대전과학고 특별전형에서 올림피아드 전형과 영재교육원 전형 모두에 응시자격을 갖고 있었다. 초등학교 5, 6학년 때 공주대 과학영재 교육원에서 초등과학 기초화 심화 부분까지 이수했고, 기초와 심화, 시사 과정까지 마쳤다. 준태에게 있어 영재교육원 이수는 과학고를 진학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그 동안 쌓아놓은 과학 지식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며 과학에 대한 꿈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영재교육원 교육으로 인해 과학자의 꿈이 화학분야의 교육으로 인해 과학자의 꿈이 화학분야의 노벨상을 타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준태는 “정의나 개념, 법칙 등을 잘 정리하고 이해해두면 그 토대 위에서 실력을 쌓아 올리기가 편하다.” 며 “영재교육원은 그 토대를 만들기에 좋은 장” 이라고 덧붙였다.

영재교육원을 통해 과학지식의 토대를 닦으면서 최신 과학에 대한 트렌드를 익히는 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영재 교육원과 학원 수업 후에는 과학 잡지를 즐겨 봤는데, 초등학교 때는 <생각쟁이>를, 중학교 때는 <과학동아>를 애독했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것과는 다른 과학의 세계를 접하면서 가슴 벅찼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준태는 전한다.

준태가 이 지점에 이르기까지는 엄마의 공이 컸다. 아이의 호기심을 지식으로 확장시켜주고, 적성과 자실을 일찌감치 간파해 아이가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일은 부모라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엄마는 준태가 “무엇을 하든 스스로 하는 일에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 한다. 다행이 과학자가 됐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과 화학 분야의 대가가 되고 싶어 하는 준태의 소망이 일치한다, 준태의 확고한 꿈에 엄마가 의기투합해 주니 그 결과가 어떨지 주목된다.

 

 


엄마 김임용씨가 말하는 영재를 위한 부모의 역할


호기심을 확장시켜라

 
아이가 어떤 분야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느 정도 선천적인 것이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호기심을 지식으로 확장시켜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준태는 유년기 시절부터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였다. “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그때마다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 대답해주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책을 찾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준태의 궁금증을 해소하도록 도왔다.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대화도 자주 나눴다.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고 주로 과학tv 프로그램을 보며 내용에 관련된 생각을 이야기했다. 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생각쟁이>라는 과학 잡지를 6년간 구독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영역의 과학을 접할 수 있었다.

 

단기 목표를 세우게 하라

 
준태가 올림피아드의 다양한 영역에 도전한 것은 과학고에 진학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것이 곧 실력이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슬럼프를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없을 때 책 읽는 방법을 찾아라

 

배경지식을 쌓기에는 책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많이 읽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준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책을 읽히기가 더욱 힘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게 하기위해서 직접 책을 읽어주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주로 잠자기 전에 한권, 눈뜨자마자 한권씩 읽어주었다. 올림피아드와 입시를 준비하느라 책 읽을 시간을 만들기 힘들 때는 준태가 읽어두면 좋은 책을 미리 읽고 중요한 대목에 줄을 쳐두어 책을 다 읽지 않아도 포인트가 되는 내용정도는 알 수 있게 했다.

 

사소한 나들이 계획도 아이의 적성과 연관 시켜라

 

주말이나 휴일이면 준태와 함께 나들이를 자주하는 편이었다. 특히 준태가 유치원시절, 곤충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부터는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산이나 갯벌 등을 자주 찾았다. 준태가 곤충도감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곤충 그림을 많이 그렸던 것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초등학교 때까지이다. 그 이후가 되면 공부시간에 쫓겨 시간을 내기 힘들다. 휴가를 가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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