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빈, 어느 연출가의 노트10] 리마에 갈 때는 머리에 꽃을

남정현 기자 | 기사입력 2021/03/11 [14:42]

[임선빈, 어느 연출가의 노트10] 리마에 갈 때는 머리에 꽃을

남정현 기자 | 입력 : 2021/03/11 [14:42]

▲ '리마에 갈 때는 머리에 꽃을' 포스트  © 남정현 기자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자잘한 삶의 찌꺼기 같은 고통을 느끼지만 그 고통이 꼭 밖으로 표현되거나 무엇인가이슈에 맞춰 우리들의 고통이 관련되지는 않는다.

 

그때마다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고통은 현실을 재현하지 못하고, 현실은 곧 리얼리티를 상실하게 된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연극은 이러한 아이러니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고통이 연극무대에 오르는 순간. 드라마와 등장인물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통해 리얼리즘으로 포착된다.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한 안내서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체념을 통해 진실과 합의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입에서 행복이라는 마법 같은 말이 나오는 순간 다시 현재형이 되어버려 모순에 빠진다.

 

연극은 바로 이 모순의 순간에 개입한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 다시 정의한다.

 

모든 것을 갖춰놓고 아무것도 팔지 않는 가게온갖 물건을 다 갖춰놓고 아무것도 팔지 않는 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물건은 팔지 않지만 매번 주인만 바뀐다. 우리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면 그 가게에 들어가 원하는 대로 물건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가게는 물건을 팔지 않는다. 우리가 이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

 

불행을 겪었을 때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신기루는 사막의 하늘에서만 생겨난다. 수많은 인간살이에서 환멸을 느껴버린 사람도 연극무대에서는 그 환멸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의 짐작과는 달리 그들에게도 행복한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기기 때문이다.

 

연극이 과연 존속할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한 2020년을 보내면서도 연극은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연극인들은 스스로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연극을 안하고는 살 수가 없다.'는 말을 나눈다. 생계비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당연히 아닐 것이고 누구도 시키지 않은 사명감이라고 하기에는 낮 간지럽다. 어떤 이는 연극이 마약 같다고 한다.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무대를 그리워하고 연극을 떠났던 이들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한다.

 

20대부터 60대까지 모여서 만든 연극, 연극은 사람들의 머리를 깨우쳐 주는 지식도 아니고 생활에 도움을 주는 재화도 아니지만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인간애를 느끼는 예술이다. 그래서 이 연극은 슬프고 아프고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어우러진 우리들의 이야기다. 미처 말하지 못하는 것을 관객은 볼 수 있다. 말하지 않는데도 느껴지는 우리 마음들이 무대를 채울 것이다.

 

리마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리마 여행을 다녀온 분들에게 특별할인을 하는 것도 재밌다. 페루의 리마는 이상향 같은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리마에 가면 머리에 꽃을 꽂은 여인들이......' 나의 다른 연극에서도 나왔던 대사다.

 

우리는 리마에 갈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속의 이상향의 의미를 되새겨 봄직한 연극이 될 것이다.

 

제작: 극단 현 / 공동제작: 극단 아미

, 연출: 임선빈

제작프로듀서: 림지언

기획: 문화기획 쌀

 

공연기간: 20210304() ~ 2021314()

공연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출연: 이명희, 홍정재, 한필수, 이봉주, 고형준, 홍루현, 김정원, 김재현, 손연주

관람료: R55,000/ S44,000

예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문의: 02-723-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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