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현대미술전공 15학번 박찬별 학생은 시각 장애인이지만 미술 교사를 꿈꾸는 미대생이다. 바로 앞에 있는 사물을 겨우 볼 수 있는 정도의 시력을 가진 그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내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1. 언제 처음 미술을 접하고 배웠나요?
그의 부모님은 찬별이 학생을 장애가 없는 또래들과 같이 키웠다고 한다.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학원에서 미술, 피아노도 배웠다. 그러다 초등 3학년 때 맹학교로 전학을 간 뒤 ‘우리들의 눈’ 수업을 들으며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들의 눈’은 맹학교 학생과 함께 미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이 수업을 통해 수많은 미술 재료를 처음 만지고 터치해보면서 미술은 보이지 않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2. 미대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차츰 학년이 올라가면서 미술을 배우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다른 공부도 해봤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1년 넘게 방황의 시간도 보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봤던 한 과학 선생님께서 “넌 손재주가 좋으니 미대에 가보면 어떠니?”라는 말이 전환점이 됐다고 한다. 이 한마디로 그는 큰 용기를 냈고, 주변의 도움으로 찬별 학생은 ‘우리들의 눈’이 처음으로 추진한 미대 진학 프로젝트 1호 미대생이 됐다.
3. 대학에서 미술을 배우는 게 어떠했나요?
재수 끝에 2015년 대구대학교 현대미술전공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도 따랐다. 특히 사물을 똑같이 그려야 하는 정물화를 그리는 수업 시간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 만의 방식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잘 못 보는 대신 그가 가장 잘 아는 세상을 캔버스에 담는 것이다. 지난해 말 졸업 작품 전시회에는 그동안에 그린 그림을 모아 사람의 눈 모양으로 설치했다. 눈동자가 있는 가운데는 비워뒀다. 남들과 다르게 본다는 자신의 눈을 표현한 것이다. 4년째 살고 있는 대학 기숙사와 밤하늘을 담은 그림도 그만의 세상 표현 방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4. 앞으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찬별 학생은 올해 8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는 졸업 후 모교인 한빛맹학교에서 후배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미대 진학’이라는 도전 이후 또 다른 도전이다.
지난달에는 모교를 찾아가 ‘우리들의 눈’이 진행하는 미술 수업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후배들도 한 번쯤 꿈꿔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에 덧붙여 대구대학의 다양한 학과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인생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찬별 학생에게 그의 앞길에 항상 밝은 빛이 가득하길 마음속으로 응원해 본다. <저작권자 ⓒ 참교육신문 Copyrigh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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